[건설사 CEO] "28년 부동산 개발사업 경험 살려 2025년까지 시공능력 20위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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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형수 건영 회장
LIG건설 작년 말 인수
지난달 사명 바꾸고 새 출발
올해 4000억 수주 목표
NPL 인수·신탁사업 집중
개발전문 건설사로 키울 것
LIG건설 작년 말 인수
지난달 사명 바꾸고 새 출발
올해 4000억 수주 목표
NPL 인수·신탁사업 집중
개발전문 건설사로 키울 것
“28년간 쌓은 부동산 개발사업 경험을 살려 건영을 개발분야 1등 건설사로 키우겠습니다.”
이형수 건영(옛 LIG건설) 회장(사진)은 “10년 뒤인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과 함께 시공능력평가 20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며 “첫 출발인 올해 수주 4000억원,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IG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해외 진출 과정에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부동산 개발회사인 현승디엔씨의 이형수 회장이 인수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시공능력평가 85위의 중견 건설사를 인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새우(개발업체)가 고래(건설사)를 삼켰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이 회장은 606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을 내면서 자금력을 과시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초 건영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사도 서울 성내동에서 역삼동으로 이전하는 등 재도약 채비를 마쳤다. 최근에는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비전 선포식도 열었다.
엔지니어출신 부동산 개발 전문가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82년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던 삼호에 입사한 뒤 4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건설 현장에서 공정관리 업무를 맡았다. 3000여가구의 빌라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현장이다. 이 회장은 “토목기사가 건축 현장에서 일하면서 건축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자연스럽게 주택 개발사업을 맡게 된 이유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하던 이 회장은 회사를 나와 1990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1991년 경기 구리시 인창동 삼호아파트가 그의 첫 개발사업이다. 건설사업관리(PM)도 전문 분야다. 1998년 씨티E&C를 설립해서는 당시 기아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기산이 추진하던 경기 안양시 수리산 현대홈타운아파트 지역·재건축조합사업을 인근 석산빌라 재건축과 합쳐 PM을 수행했다. 서울 상봉동 태영 데시앙, 경기 하남시 덕풍동 벽산블루밍 등 부실채권(NPL) 사업장 10여곳도 되살렸다. 이 회장은 “2011년 PM을 맡았던 서울 상도동 엠코타운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LIG건설과 인연이 닿게 됐다”며 “경기 남양주 평내와 충북 진천 등 입지가 좋은 아파트 용지를 보유하고 있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직원들의 의지가 강한 것을 보고 인수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회의 때 커피 내리는 회장님
이 회장은 LIG건설의 모태이자 1990년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건설로 유명했던 건영으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현승디엔씨의 이름도 ‘건영이엔씨’로 바꿨다. 건영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120여명의 임직원과 부서별, 소그룹별 회식과 미팅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강사로 나서 두 차례 와인 교육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아침 임원회의 때는 내가 직접 14잔의 커피를 내려 임원들에게 대접하고 있다”며 “임원들도 내가 만든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는 유행에 민감한 식음료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계열사인 씨티F&B를 통해 퓨전 중식 브랜드인 ‘하오커’를 운영 중이다.
부실채권 사업장·개발신탁사업 확대
이 회장은 성급하게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장은 회사 외형 확장에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며 “사업 추진이 가능한 NPL 사업장 인수와 개발신탁사업 시공사로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건영은 한국토지신탁과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300여가구(850억원)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7월 착공 예정으로 건영 출범 후 첫 수주 사업이다. 또 한국자산신탁과도 강원 원주시 문막 등 5개 사업에 대한 시공사 참여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자체 보유 부지 개발도 본격화한다.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남양주 평내지구 아파트 부지는 1000여가구 규모로 오는 10월께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진천군의 900여가구 아파트 부지는 공동 소유 건설사와의 협의를 통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건영을 개발과 건설은 물론 금융과 관리까지 모든 과정의 해법을 제시하는 개발전문 건설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개발과 건설, 임대 운영, 금융 등을 망라한 종합건설관리회사가 장기적으로 1등 건설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이형수 건영(옛 LIG건설) 회장(사진)은 “10년 뒤인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과 함께 시공능력평가 20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며 “첫 출발인 올해 수주 4000억원,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IG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해외 진출 과정에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부동산 개발회사인 현승디엔씨의 이형수 회장이 인수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시공능력평가 85위의 중견 건설사를 인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새우(개발업체)가 고래(건설사)를 삼켰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이 회장은 606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을 내면서 자금력을 과시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초 건영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사도 서울 성내동에서 역삼동으로 이전하는 등 재도약 채비를 마쳤다. 최근에는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비전 선포식도 열었다.
엔지니어출신 부동산 개발 전문가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82년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던 삼호에 입사한 뒤 4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건설 현장에서 공정관리 업무를 맡았다. 3000여가구의 빌라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현장이다. 이 회장은 “토목기사가 건축 현장에서 일하면서 건축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자연스럽게 주택 개발사업을 맡게 된 이유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하던 이 회장은 회사를 나와 1990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1991년 경기 구리시 인창동 삼호아파트가 그의 첫 개발사업이다. 건설사업관리(PM)도 전문 분야다. 1998년 씨티E&C를 설립해서는 당시 기아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기산이 추진하던 경기 안양시 수리산 현대홈타운아파트 지역·재건축조합사업을 인근 석산빌라 재건축과 합쳐 PM을 수행했다. 서울 상봉동 태영 데시앙, 경기 하남시 덕풍동 벽산블루밍 등 부실채권(NPL) 사업장 10여곳도 되살렸다. 이 회장은 “2011년 PM을 맡았던 서울 상도동 엠코타운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LIG건설과 인연이 닿게 됐다”며 “경기 남양주 평내와 충북 진천 등 입지가 좋은 아파트 용지를 보유하고 있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직원들의 의지가 강한 것을 보고 인수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회의 때 커피 내리는 회장님
이 회장은 LIG건설의 모태이자 1990년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건설로 유명했던 건영으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현승디엔씨의 이름도 ‘건영이엔씨’로 바꿨다. 건영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120여명의 임직원과 부서별, 소그룹별 회식과 미팅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강사로 나서 두 차례 와인 교육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아침 임원회의 때는 내가 직접 14잔의 커피를 내려 임원들에게 대접하고 있다”며 “임원들도 내가 만든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는 유행에 민감한 식음료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계열사인 씨티F&B를 통해 퓨전 중식 브랜드인 ‘하오커’를 운영 중이다.
부실채권 사업장·개발신탁사업 확대
이 회장은 성급하게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장은 회사 외형 확장에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며 “사업 추진이 가능한 NPL 사업장 인수와 개발신탁사업 시공사로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건영은 한국토지신탁과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300여가구(850억원)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7월 착공 예정으로 건영 출범 후 첫 수주 사업이다. 또 한국자산신탁과도 강원 원주시 문막 등 5개 사업에 대한 시공사 참여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자체 보유 부지 개발도 본격화한다.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남양주 평내지구 아파트 부지는 1000여가구 규모로 오는 10월께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진천군의 900여가구 아파트 부지는 공동 소유 건설사와의 협의를 통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건영을 개발과 건설은 물론 금융과 관리까지 모든 과정의 해법을 제시하는 개발전문 건설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개발과 건설, 임대 운영, 금융 등을 망라한 종합건설관리회사가 장기적으로 1등 건설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